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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는 안 물어요, 안 물렸잖아요”…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일이 던진 ‘펫티켓’ 질문 짖으며 20~30cm 앞까지 달려온 반려견…물림 사고는 없었지만 보호자 대응 놓고 논란

최경선 박사 “물지 않았다는 결과보다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는 보호자의 책임 중요”

반려동물뉴스(CABN)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안 물렸잖아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반려견 때문에 놀란 주민에게 보호자가 이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경험담이 알려지면서 반려견 보호자의 안전관리와 ‘펫티켓’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경험담에 따르면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60대 남성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반려견과 갑작스럽게 마주치는 상황을 겪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짖는 소리와 함께 작은 반려견 한 마리가 밖으로 뛰어나왔고, 남성과 반려견 사이의 거리는 약 20~30cm까지 가까워졌다는 내용이다.

 

 

다행히 실제 물림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험담에 따르면 문제는 이후 보호자의 대응 과정에서 발생했다. 놀란 남성이 보호자에게 “미안하다는 말 안 해요?”라는 취지로 항의하자 보호자가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안 물렸잖아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안 물렸으니 괜찮다?” 이번 사례가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은 단순히 반려견이 사람을 실제로 물었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평소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 반려견이라 하더라도 낯선 사람이나 동물을 갑자기 마주치거나 두려움, 흥분, 놀람 등의 자극을 받을 경우 평소와 다른 행동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엘리베이터는 문이 열리는 순간 외부 상황을 미리 확인하기 어렵고 사람과 반려견 사이의 거리가 갑작스럽게 좁아질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나 노인, 다른 반려견뿐 아니라 개를 두려워하는 사람과 예상하지 못하게 마주칠 수도 있다. 따라서 실제 물림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에게 위협이나 공포를 줄 수 있는 상황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려는 보호자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가 보행자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다 바로 앞에서 멈췄다고 가정해 보자. 실제 충돌하지 않았다는 결과와 보행자가 위험을 느낄 정도의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로 볼 수 있다. 반려견 역시 ‘물지 않았다’는 것과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려견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보호자라면 문이 열리기 전부터 돌발 상황을 예상할 필요가 있다. 목줄을 짧게 잡아 갑작스러운 돌진을 예방하고, 반려견을 보호자의 옆이나 뒤쪽에 위치시킨 상태에서 문 밖의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반려견이 사람이나 다른 개를 보고 흥분하거나 짖는 성향이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거리 확보와 통제가 필요하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보호자가 자신의 반려견을 변호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다치거나 크게 놀라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죠?” 어쩌면 이 짧은 한마디만으로도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반려견 행동교육 전문가인 최경선 박사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보호자의 예방적 책임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었느냐, 물지 않았느냐’만이 아니다”며 “상대방에게 공포와 위협을 주지 않도록 보호자가 상황을 미리 예방하고 통제했는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줄을 잡는 것도 사람이고, 상황을 통제하는 것도 사람이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라며 “보호자의 잘못된 대응으로 주변 사람들이 ‘저 개는 위험하다’고 기억하게 된다면 결국 그 피해가 반려견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박사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것과 강아지를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며 “강아지를 사랑한다면 강아지를 변호하기에 앞서 강아지가 변호받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보다 “제가 더 조심하겠습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공동주택과 공원, 산책로, 카페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생활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숙한 반려문화는 반려견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려견을 무서워하는 사람, 어린이와 노인, 다른 반려동물의 안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보호자에게는 자신의 반려견이 평소 얼마나 순한지 설명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불안이나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이 말보다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다음 한마디일지 모른다. “제가 더 조심하겠습니다.” 반려견을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예뻐하고 보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관리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까지 예방하려 노력하는 책임도 포함된다. 이번 사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경험담을 바탕으로 알려진 것으로, 게시글만으로 당시 현장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당사자들의 입장을 모두 확인하거나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안 물렸잖아요”라는 말이 던진 질문은 분명하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니 괜찮은 것인가’, 아니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한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보호자의 책임인가.’ 성숙한 반려문화는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따지는 것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를 배려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강아지는 사랑이다. 그러나 그 사랑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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