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예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맛있수다! 원도심 – 제주 건입/일도동

(반려동물뉴스(CABN)) 조선시대부터 섬과 육지를 잇는 뱃길의 중심지였던 건입동, 항구를 통해 수많은 물자와 사람이 오가며 제주 최고의 상권으로 도약했던 일도동이 있다. 농사지을 땅이 척박해 제주 앞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원도심에 흐르는 산지천을 중심으로 생활을 꽃피웠던 건입동, 일도동사람들의 이야기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서른 아홉 번째 여정에서 공개된다.

● 제주항을 메운 은빛 물결, 싱싱한 제주 은갈치의 맛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가득한 제주항. 밤샘 조업을 마친 제주항 서부두로 하나 둘 씩 들어오는 배에는 갈치가 가득하다. 7월부터 10월까지 제철이라는 제주 은갈치. 갈치를 가득 실은 배들이 정박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김영철, 그 중 분주히 갈치를 옮기고 있는 선장님을 만나본다.
서부두로 들어온 갈치는 대부분 위판장으로 옮겨지고, 은갈치 경매가 시작되는데. 새벽 위판이 열릴 때 같이 열리는 ‘반짝 시장’이 김영철의 발길을 이끌었다. 제주항에 배가 들어오면 바로 잡은 고기를 사서 좌판에서 소매로 저렴하게 판다는데.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반짝 열려 ‘반짝시장’으로 불리운다고. 그곳에서 잔뼈가 굵은 김순심 싱싱한 갈치회를 대접받았다. 제주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싱싱한 은갈치 맛에 절로 웃음이 번진다.

● 역사와 이야기가 가득한 동네에서 실천하는 나눔의 맛
제주항이 있어 다른 곳보다 더 빨리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였던 원도심, 건입동과 일도동. 원도심을 가로질러 제주바다까지 연결되는 산지천 주변으로 사람들은 터전을 일궜다. 산지천 주변을 걷다보면 제주의 역사를 품은 다양한 건축물을 구경할 수 있는데. 그 중 ‘고씨주택’을 찾아가보는 김영철.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고씨가옥으로, 건물은 일본식이지만 가옥의 배치는 제주 전통방식인 옛 고택이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과 사랑방으로 거듭났다는데. 가옥을 둘러보던 김영철, 고택 한켠에 앉아 천천히 숨을 고른다.

조선시대 제주도의 출입 관문이었던 건입동에는 객주가 많이 들어섰다는데, 그 중 제주 출신 거상 김만덕의 객주가 대표적이다. 김만덕은 제주에 흉년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곡식을 나눠준 조선시대 인물이다. 거상 김만덕이 활동했던 건입동에 지어진 김만덕 객주에서는 김만덕의 나눔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주민들이 제주 토속음식 ‘빙떡’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는데. 주민들의 인심이 가득 담긴 제주 ‘빙떡’의 맛은 과연 어떨까?

● 제주 할망들이 만들어주는 추억의 맛
주택가를 걷다 예쁜 초롱꽃이 핀 집을 발견하는 김영철. 담장 너머 집을 들여다보니 제주도할머니들이 모여있다. ‘쉰다리’를 만들고 있다는 말에 할머니 집에 들어가 보는 김영철. ‘쉰다리’는 제주도 전통 음료로 어려웠던 시절, 쉰밥으로 만들어내던 발효 음료라는데. 어려웠던 시절, 남은 밥이 아까워 버릴 수 없어 만들어진 음식으로 과거 농사 중에 고픈 배를 채웠던 음료라고.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해 함께 만들어먹는 할머니들. 김영철은 할머니들과 함께 쉰다리를 만들어보며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정겨운 옛 이야기를 들어본다.

● 제주 대표 재래시장, 동문시장에서 맛보는 전통의 맛
과거 제주항을 지천에 둔 덕에 해방 이후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제주의 대표 재래시장, 동문시장. 1945년 광복 직후 형성된 유일한 제주도의 상설시장이었다. 오랜 세월 원도심과 함께 질곡의 세월을 보내온 시장인만큼 동문 시장 곳곳에서는 오래된 제주 음식을 발견할 수 있다.
60년의 세월, 동문시장 한 구석을 지켜낸 오메기떡집에 가보는 김영철. 과거, 벼농사가 힘들어 조와 보리가 주식이었던 제주도. 좁쌀에 팥을 묻혀 만들던 오메기떡은 제주도 잔치상에 빠지지 않는 떡이었다. 지금은 찹쌀과 좁쌀을 섞어 만든 떡에 통팥을 묻혀 만들어내고 있다는데. 오래도록 떡을 빚어내고 싶다는 떡집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떡이다. 이곳에서 할머니와 대를 이어 오메기떡을 만드는 며느리를 만나는 김영철, 고부를 도와주며 떡에 담겨있는 지난 세월을 들어본다.
발길 따라 걷던 시장에서 마주한 ‘꿩메밀칼국수’. 오래전 제주도는 돼지고기보다 꿩이 지천에 널려 꿩을 많이 잡아먹었다고. 또 척박한 제주도 땅에서 잘 자라 메밀이 많은 탓에 자연스레 만들어진 토속 음식이 바로 ‘꿩메밀칼국수’라고 한다. 작고 오래된 공간에서 매일 메밀 반죽을 해왔다는 식당 주인. 걸쭉하게 만들어내는 꿩메밀 칼국수는 옛 제주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해녀 할망들이 건져올린 짭조름한 인생의 맛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지만, 그 이면엔 아픈 역사가 있는 곳. 곤을동 마을.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리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이곳 주민들은 1949년 1월 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가옥이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지금은 당시 집터만 남아있다는데. 곤을동 마을을 둘러보던 김영철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마을 터 앞에서 숙연해진다.
곤을동 마을을 지나 만나게 되는 작은 포구. 물질이 끝난 해녀 할머니들이 김영철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녀들을 따라 들어간 해녀탈의장 한 켠에서는 갓 잡아온 해산물 손질이 한창이다. 척박한 화북포구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은 열두명 남짓. 이곳을 지키는 해녀할머니들은 사라진 곤을동이 고향이라는데. 고달프고 힘들었던 시절이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버텨냈다는 할머니들. 평생을 함께했던 바다에서 힘닿는 순간까지 일하고 싶다는 해녀 할머니를 보며 김영철은 가슴 깊은 울림을 느낀다.

● 제주도 하르방이 푹 끓여주는 베지근한 맛
동네를 걷다 구수한 향에 이끌려 들어간 작은 식당. 빨간 옷을 입은 87세 할아버지가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배추와 된장을 풀어 전갱이와 함께 개운하게 끓여내는 ‘각재기(전갱이)국’을 팔고 있다는데. 점심시간만 되면 식당에 동네 주민들이 늘 가득 차 있는 이유는 할아버지의 손맛과 특유의 인심 때문이다. 맛있게 잘 먹이고 돌려보내고 싶은 마음에 손님들을 한 명 한 명 챙겨주는 할아버지를 보며 김영철도 각재기국을 주문한다. 푸짐한 한상 직접 차려주는 할아버지, 아들 같은(?) 김영철에게 따뜻한 밥 한 술 입에 넣어준다.

제주항을 끼고 있어 다른 지역들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맞이할 수 있는 동네, 제주 원도심 건입동, 일도동의 이야기가 8월 31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34화. 맛있수다 원도심 - 제주시 건입동, 일도동'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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